TODAS LAS HISTORIAS / 모든 이야기(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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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어느덧 벌써 열 네 개의 주말을 맞았다. (길게 쓰려던 생각은 없었지만 엄청 길어진 글)
더이상 이 감정과 생각들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인스타그램에 남기기엔 번잡스럽고 페이스북은 쓰질 않으며 유튜브 영상을 만들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이렇게 백 년 만에 블로그에 글을 쓴다. 글을 정제하거나 할 노력을 기울지 않고 그냥 생각이 흐르는 대로 적어가보려 한다. 2022년 4월 23일 토요일. 날은 어제와 다르게 깨나 좋다. 어제 그렇게 내리흐르던 비는 2층 내 방 테라스까지 가지를 뻗은 오렌지 나무의 잎에나 그 흔적을 남겼지 온 데 간 데 없다. 내 창에서 이런 날 딱 이 시간이면 반대편에서 지는 해가 오렌지 나뭇잎을 뚫고 창으로 들어오는 건 어디 영화에 실어도 모자라지 않을 장면이 분명하다. 방금 막 후안마랑 걔 방에서 같이 공부하다가 안젤로랑 시모네가 장난치는 탓에 분위..
2022.04.24 -
useRef에 관한 고찰, DOM의 조작
useRef는 .current 프로퍼티로 전달된 인자(initialValue)로 초기화된 변경 가능한 ref 객체를 반환합니다. 반환된 객체는 컴포넌트의 전 생애주기를 통해 유지될 것입니다. 브라우저에서 js의 존재이유는 DOM의 조작입니다.어떤 이벤트를 받아서 처리하고, 있는 객체를 움직이거나 변화하는 등 모든 DOM의 조작은 js를 사용함으로써 정적 정체성을 탈피합니다.물론 CSS를 통해서도 움직임을 줄 수야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다이나믹한 이벤트 핸들링은 복잡하거나 불가합니다. 문제는 리액트에서 DOM 요소의 조작입니다. 리액트는 렌더링을 하며 virtual DOM이라 불리는 가상 DOM을 먼저 만들고, 그것을 실제 생성된 DOM과 비교하여 차이가 있는 부분만을 리렌더링하는 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2021.09.12 -
두 교황(The Two Popes), 진리에 관하여
이 모든 영화의 감상에 앞서 한낱 종교적 지식의 얕음과 무지에 혹시나 불쾌하실 분들께 미리 사과드립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생각이겠거니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프롤로그 최근, 살며 유래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급하는 시기를 보냈다. 그럴 수록 좋은 콘텐츠와 나쁜 콘텐츠의 경계는 사라져갔다. 모두는 좋은 콘텐츠요, 개 중에 나와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 모두에게 손가락질 받는 어떤 작품조차도 누군가의 인생엔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두 교황’은, 보편적으로도 좋게 판단되거니와 나와 맞느냐하는 질문에서 감히 가점을 준 것이다. 1 ‘교회에 다닌다’거나 ‘크리스쳔’이라는 자그마한 네임태그를 떳떳하지 못하게 달고 있는 나는, 구교에 대해선 더욱이나..
2020.01.06 -
iOS 13,어두운 화려함 (베타8, 퍼블릭베타7)
애플이 iOS13을 지난 6월 WWDC에서 공개한지도 두 달이 훌쩍 지났다. 벌써 8번째 베타버전이 릴리즈되었고 기존 수순을 톺아보자면 아마 두-세번 정도의 베타 릴리즈 후 9월에 있을 새로운 아이폰 공개행사 때 정식 버전이 공개될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없는 이 박한 참을성을 가진 놈은 서둘러 퍼블릭베타를 올려보았다. 아마 이번 iOS13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OS가 분리되었다는 것일 것이다. 아이폰은 기존의 iOS 네이밍을 가져가고 아이패드는 iPadOS라는 이름을 달고 앞으로 다른 길을 걸어가려한다. 한편 iOS13에서는 기능상의 큰 차이를 두고 있진 않은데, 다만 iPadOS에서 아이패드의 멀티테스킹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놓았다는 데에 있다. 대놓고 iOS13는..
2019.08.25 -
WWDC2019, "우리 음악이나 같이 들을까요?"
WWDC, World Wide Develpers Conference 애플의 세계 개발자 회의로 매년 6월 무렵 열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5월 어느 무렵 초청장이 발송됐다. 우리의 성대한 회의에 개발자 당신을 초청하겠다고. WWDC는 으레 참가하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키노트를 보기위함이다.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공개되는 자리. 대개 iOS와 MacOS, 언제부터는 WatchOS와 tvOS까지 공개되는 자리. 사이드메뉴로 신제품을 공개할 때가 있어서 그게 무엇이려나 기대하는 맛도 있다. 직접 참가하게 된다면 수많은 애플직원들이 제공하는 세션에 며칠간 참여하면서 개발하며 궁금했던 부분을 배우고 해결할 수 있는 천국이 열리게 되는데, 참가비는 쏠쏠해서 1599달러 되시겠다. 프레스나 개발자가 아니라면 쉬이..
2019.06.10 -
아이패드 미니5, 작은 거인
"작지만 강하다." 다양한 곳에 쓰이는 관용적인 말이지만 아이패드 미니5는 근래 이에 가장 어울리는 기기이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를 소리소문도 없이 공개했다. 다음날엔 이어 에어팟2를, 마찬가지로 키노트 없이 홈페이지에만 살며시 걸어놓았다. 왜? 키노트의 황제라던 스티브 잡스를 좇아 공개행사라는 행사마다 심혈을 기울이는 애플이 사람들이 목빼고 기다리던 두 제품의 키노트를 생략했다는 데에 모두는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제품이 별 게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하는 추측들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아이패드 미니는 바로 직전 공개한 프로라인이 채택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하지 않았다. 아이패드 미니1부터 지루하게 이어오던 '그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했다. 에어팟2 역시 다양한 색깔이 등장할 것..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