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S LAS HISTORIAS / 모든 이야기(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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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Swift는 왜 쓰는걸까?(부제: DispatchQueue의 늪) - 1
그동안 RxSwift를 공부하지 않았었다. 당장 스스로 Reactive Programming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현업에서 어쩌면 가장 활발히 쓰이고 있는 라이브러리인 것이 자명할 지라도 아직 초보 iOS 개발자가 뭣도 모르고 유명하니까 쓰는 건 왠지 기분이 나빴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그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흔한 설명이지만 일단 RxSwift가 무언인가. 하면 Swift에서 Reactive Programming을 가능하게 해주는 라이브러리로 요약할 수 있다. Reactive Programming은 데이터의 흐름의 방향 및 그 동작 방법이 완벽하게 잘 짜여졌던 기존의 명령형 프로그래밍과 달리 '상태 변화'와 그 '전파'에 초점을 맞춘다. 잘 이해가 안간다면 정상이다. 간단하게 말해 ..
2022.11.29 -
마테오, Good Vibes Only
러브펑크, 씨엔몬타디또, 베르게스. 늘상 후보군에 오르곤했던 펍이 지루하게 느껴질때면 비블로스로 향했다. 비블로스는 이상하게 갈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곤 했는데 아마 마테오가 그 첫 인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처음엔 나이가 꽤 되어 보였으므로 무리 중 같이 있던 여자애들에게나 추파를 던지는 30대 아저씨인 줄 알았고 그 인상에 그 펍 내내 내겐 괜히 못미더운 존재였다. 이 날은 같이 온 다른 친구들보다도 유독 프란체스카와 별안간 이상한 얘기를 다 나누며 한창 가까워지고 있던 날이었고, 계속 옆을 기웃거리던 그가 조금은 성가셨던 것 같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은 상태였을 것이다. 이로부터 몇 분 채 흐르지 않아 안젤로였나 다니엘레였나 둘 다 였나 담배피러 ..
2022.11.08 -
91%와 9%의 시간
토레몰리노의 해변에서 센터쪽으로 15분 정도를 쭉 따라 올라오면 있는 어느 쇼핑몰 안 터널 같은 곳에 늦게까지 여는 케밥 집 하나가 있었다. 토레몰리노의 모든 곳이 그러하듯 그곳에도 후안마의 친구가 있었고, 해변에서 빠델을 하느라 한껏 올라온 피로에 젖은 나와 시모네는 후안마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웃지도 못하고 맥없이 케밥집 앞에 있는 테이블에 주저 앉았다.(사실 빠델 때문인지 플라야 산타에서 있었던 광란의 파티 때문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얼추 얘기도 주문도 마친 후안마가 한껏 진지해진 눈썹으로 테이블에 앉더니 멍하니 우리를 바라본다. 진지한 얘기보단 실없이 농담하기를 좋아하는 후안마는 정말 가끔 진지한 얘기를 한층 더 진지하게 꺼내곤하는데 그럴 때 걔 눈에 담긴 슬픔은 어느..
2022.10.21 -
유럽연합, 그 공동선의 휴지
유럽이 좋았던 것은, 내가 유럽에 산다는 것이 좋았던 이유는, 인류 문화와 유산의 어느 중심점이었기에 시선 끝에 자연스레 밟히는 황홀함도 있었지만, 더욱이 중요했던 것은 유래없이 공고한 인류의 공공선을 이룩했다는 데에 있었다. 나라와 나라를 경계짓고 각축하기에 바쁜 이 지구에서,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이어낸 그들이었다. 자원의 재분배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사회가 건강할 수 있는지, 그것에 대한 신뢰를 딛으면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지를 증명했던 굵직한 나날들이었다. 내가 유럽에 발을 딛기 몇 해전에 브렉시트가 성공했으므로 그 연결고리들은 차츰 끊어지던 차였다. 유럽연합에서 영국으로 유학을 가고자했던 친구들의 자유로운 왕래가 막혔던 이야기 등 실재하는 이야기들에 담긴 아쉬움 혹은 슬픔 혹은 비판은 먼나라..
2022.09.27 -
남해의 급부상이 기쁜 이유
최근에 회사 건물에서 화장실을 가다가 대문짝만하게 걸린 포스터 하나를 유심히 보게됐다. 입주기업 남해 워케이션 지원 워케이션이란 일(Work)과 휴가(Vacation)을 합친 말로 휴가지에서 쉬면서 일도 하는 문화를 말한다. 쉬러가서까지 일하라는 말이냐! 하기보단 일을 하는데 앞에 바다를 볼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프론트원 자체가 스타트업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건물이다보니 내가 디캠프(프론트원 관리주체) 담당자였어도 이런 사업을 펴보고 싶었을 것 같다. 우리가 사업이 안정기였다면 적극적으로 건의해봤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 나는 학교도 다니고 있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다보니 지금 남해를 가서 일한다는 건 우리 팀에는 무리다. 아무튼 코로나가 남긴 몇가지 선물(이라기엔 잔인하..
2022.09.26 -
백로그 도입: 더 힘찬 항해를 위하여
서론 목요일은 학교의 수업이 가장 많은 날이다. 원래였다면 학교에 일찍 도착해서 줌으로 팀원들과 스크럼을 진행하고선 수업에 들어갔어야겠다. 근데 오늘은 화목에 진행하는 형식언어와 오토마타라는 수업의 교수님께서 자꾸만 휴강하는 수업이 또 휴강을 하게되어(이래도 되나싶다) 오전 일정이 비었고, 팀원들 얼굴보는건 언제나 좋은 일이기에 슬슬 좋아하는 온도로 아침의 공기가 맞춰지는 것을 간만에 여유로이 느끼며 회사로 향했다.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려 창가에 걸터앉아 대표인 장영이와 프로덕트 얘기를 나눈다. 얘기를 나누다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고 또 탁상공론을 했나 싶어도 한발짝씩 딛어나가는 것이 분명하다. 슬슬 커뮤니케이션이 조화를 이루고 교통정리가 되어감을 느낀다. 최근 프로덕트 오너로서의 역할을 정의내리면서 습..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