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몽: 어쩌면 나는 한국에 사는 꿈을 꾸는 스페인 사람이 아닐까
아니다. 나는 한국에 살면서 스페인에 있는 꿈을 꾼 한국 사람이다. 으레 생각이 많아지면 글을 쓰곤 한다. 엊그제 잠깐 알맞은 각도로 비춰들어오는 햇살이 만든 알맞은 온도 탓에 낮잠을 잤다. 꿈에서 토레몰리노의 잊을 수 없는 색깔의 해변가 보도블럭을 걷던 나, 주변에는 몇몇 누군가 있었던 것 같았지만 후안마나 시모네는 아니었다. 행인이었나. 그 존재를 인식하려던 차에 바람이 불었다. 따듯한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의 결이 너무 생생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서 미소지으려던 찰나에 어머니께서 만두 삶았다고 깨우시는 그 바람에 깼다. 만두와 엄마의 목소리는 좋았지만 따듯했던 바람과 미소의 여운을 조금이라도 느끼려 눈을 다시 감았다. 후안마 집은 3층짜리였는데 남정내 세명이 자면서 선풍기 하나가 전부였던 탓에 ..
2023.02.22